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건강/달리기

첫 마라톤 대회 고구려 32km

by 정 팀 2024. 2. 28.

참 이해되지 않는 게,  '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할까요?'  

 

단순히 보면, 아침 일찍 일어나, 그 먼 거리까지 차 타고 혹은 전철 타고 갔다가, 신청한 거리만큼 뛰고 다시 차 타고 혹은 전철 타고 오는데,, 이런 별 쓸데없는 달리기를 왜 할까요???

그 별 쓸데없는 마라톤 대회를 지난주 일요일 처음 참가했습니다.  

그리고,, 동호회 회장님의 다음 참가 신청 지시를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네요. 또 그 고생을 사서 하려고,,,, 

 

I. 대회?? 말고 축제!! 

 

1. 대회장 가는 차 안에서  

- 동호회 회장님 차를 타고 대회장까지 가면서,, 첫 마라톤이니, '천천히 완주하는 걸 목표로 하자, 그냥 천천히 즐기자'라는 생각을 몇 번 했지만, 처음이라, 모든 게 어리버리 하더군요.  

- 대회장 가는 데까지 신고 있는 양발에 땀이 찰까 봐 다시 갈아 신기도 하고, 갑자기 여러 질문들이,, 

 

"회장님 달리기 할 때, 핸드폰은 들고뛰어요? 그냥, 짐 맡기는데 두고 가요? 대부분 어떻게 하세요?" 

"대부분, 스마트워치만 차고, 핸드폰은 짐 맡기는데, 두고 가요. 근데, 그건 개인선택이라서,,," 

 

"참, 날씨가 추운데, 위에 입은 땀복 입고 뛰어요? 아님, 그냥 티만 입는 거예요?" 

"긴 티 위에 반팔 입었잖아요. 땀복은 벗고 가고, 대신 대회장에서 나누어주는 짐 맡길 때 쓰는 비닐봉지 그거 팔부분만 오려서 입고, 뛰다가 몸에 열이 오르면 급수대에 버리면 돼요" 

 

2.  대회 1시간 전  

- 긴장해서 그런지, No.1을 해결해야 하는데,, 화장실 길이 너무 길더군요. 자세히 보니, No.2 길이였고, No.1은 괜찮네요. 

- 좀 추워서 차 안에 있고 싶었는데, 회장님께서, "자 이제 천천히 달리면서 warm up 합시다"  

- 대회장에서 한 500미터 떨어진 지역에 주차했는데, 그곳에서도 삼삼오오 그룹을 이뤄 천천히 warm up하시는 참가자들이 많았습니다. 

- 복장을 보고,, 내심 깜짝 놀랐네요. 그때가 약 2도 4도였던 거 같은데,,

 * 반팔에 반바지 입으신 분들도 계시고,,, 

 * 타이즈만 입으신 분들 보면,, 엄청 전문가 같고,,, 

- 10년 넘게 집 앞 하천을 혼자 뛰면서, 주로 걷는 분만 보다가, 다 달리기 하는 사람만 보이니,, 좀 신기하더군요. 

- 그렇게 시간이 돼서, 대회장 입구에 걸어가고,,, 

 

3. "어 이건 뭐 축제 같네요!!"  

- 출발 지점에 오니, 익숙한 노래가 크게 들리고, 여기저기 삼삼오오 웃으면서 인증샷 찍으시는 분들!!

- 풀코스 A조부터 출발하면서,, 터지는 함성!!, 연이어 계속 터지는 함성과 출발!!

- 어느덧 긴장감은 없어지고, 축제에 온 생각이 들더군요. 

- 그래서, 아래와 같이,, 격양되어 짧게 인증 비디오를 남기고 저도 32km 출발을 했네요.   

 

 

II. 달리는 동안  

 

1. 핸드폰과 음악 그리고 천천히!! 

- 원래 회장님께서 말씀하신 건, 10km까지는 6분 초반, 몸이 풀리면, 10km 이후에 5분 30~40초대로 20km까지, 그리고 20km 이후부터는 컨디션 괜찮으면 좀 더 올려서 혹은 계속 유지로 30km까지. 마지막 2km는 전력을 다해서!! 였는데,,, 

- 1km까지는 뒤로 처지면서 ' 괜찮아 천천히,,'라는 생각이었는데,

- 어느덧 4km 이후부터 10km 이후 달려야 하는 540, 530 페이스를 넘어버렸네요.  

- 달리면서, 빠르게 달린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,, 이렇게 초반 페이스 조절이,,, 아마도,,,  

 * 한두 분,, 앞에 계시던 분들을 스쳐지나갈 때, 느끼는 기분 좋음!!

 * 내 뒤에 계셨다가 날 앞질러 가시는 분을 보고,, 계속 째려보며,, 조금만 기다려,, 다시 앞질러 줄게라는,, 혼자만의 목표!!

 

- 혼자 하천달리때와는 다르게,, 너무도 많은 동기부여가 되는 게 요 마라톤 축제 같네요.  

 

고구려 마라톤대회 페이스

 

 

2. 좁혀지지 않는 거리와 날 지나쳐 가는 러너들!!  

- 반환점이 금방 오지 않을까?라는 생각에 지쳐갈 무렵 반환점에 보이고, ' 이제 조금 속도를 올려볼까? '라는 생각으로 달리지만, 생각보다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습니다. 

- 이미 페이스 조절은 점점 물 건너간 거 같고, 그냥 뒤처지지 않기 위해, 앞질러 간 분과 거리를 더 이상 벌리지 않기 위해, 달리기가 힘들어집니다.

- 정말 잘 달리시는 그리고 페이스 조절을 잘하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. 20km 이후에는 저보다 앞서 가시는 분들이 많았고, 제가 지나쳐 간 분은, 정말 손에 꼽을만하네요. 

- 후반에 절 지나쳐 가신 분들은, 초반에 잘 참고,, 계속 페이스 조절을 하신 거 같고, ' 후반에 좀 더 달릴 거야!!'라는 포부는 저만의 포부가 아닌,, 모든 분의 포부였고, 그걸 하신 분과 저처럼 못한 사람의 차이인 거 같습니다. 

 

고구려 마라톤대회 페이스

 

 

3. 그래도 마지막 2km는,,   

- 달리다 보니 제정신이 아니라, 마지막 거리를 잘못 본 거 같고, 그렇게 3km 남기고 좀 달려보았는데, 페이스를 보니, 거의 속도차이가 없네요. 아마 많이 지쳤던 거 같습니다.

- 2km까지는 그렇고, 마지막 1km는 잘못 계산해서,,, 다 끝난 줄 알았는데,,,, 

- 그렇게 마지막 1km는 페이스는 생각도 못하고, '제발,, 끝지점아 빨리 보여라'는 심정밖에 없었습니다. 

 

III. 뿌듯함과 아쉬움 

- 첫 대회!!,  끝났다!!, 왠지 모를 뿌듯함!!

- 축제가 끝난 거 같은 아쉬움!!

- 대회 참가 전까지, 10월 풀마라톤 하나만 참가할 생각이었는데,,,, 빨리 다른 축제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. 

 

" 그 고생이 뭐가 좋다고,,," 

 

- 그리고 훈련 전 갑자기 허리를 다치신 회장님이 대회 참가를 하지 못하심에도, 끝까지 자봉(자원봉사)을 해 주셨는데, 대회 참가 전에는 그게 어떤 의미인지 몰랐습니다.

- 달리기가 끝난 후, 그 의미를 알겠더군요.

- 못 뛰는 아쉬움, 그 아쉬움에도 대회장까지 직접 오셔서 자봉 한다는 게,, 아무나 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닌 거 같더군요. 

- 저라면, 그 기분 좋음을 바로 눈앞에서 참을 수 없을 거 같아,, 뛰지 못하면 대회장 올 엄두를 내지 못할 거 같은데,,,, 

- 나중에,, 저도 비슷한 상황이 오면, 회장님처럼 해야겠죠

- 그리고 날아온 대회 기록!!  

 

고구려 32km 마라톤 기록